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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론, 전장 질서 바꿨지만… 생명의 무게도 앗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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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론, 전장 질서 바꿨지만… 생명의 무게도 앗아갔다
이미지 확대보기우크라이나 군인이 벨라루스와의 국경 인근에서 시범 비행했던 드론을 착륙시키고 있다. 벨라루스=AP 뉴시스
무인기(드론)가 전쟁의 '게임 체인저'로 자리 잡았다. 드론은 미사일의 1만 분의 일도 안 되는 생산 비용으로 적군을 더 쉽게 괴롭히면서도 아군을 더 안전히 지킬 수 있다. 하지만 드론을 동반한 무인전이 확산하면서 생명의 무게도 한없이 가벼워지고 있다.
'가성비 전쟁' 시대 열며... 드론, 핵심 무기로드론은 만들기 쉽고 비용도 덜 드는 '가성비 무기'라는 점이 부각되면서 빠르게 전장을 지배했다. 최근 저서 '인간 없는 전쟁'을 낸 최재운 광운대 교수는 한국일보에 "우크라이나에서는 교실에서도 'FPV(1인칭 시점) 드론'(카메라 및 무선 전송 시스템을 통해 조종사가 드론의 시야를 그대로 공유할 수 있는 드론)을 조립할 정도로 드론 조립은 비교적 간단하다"며 "그렇기에 매달 수만 대 드론이 전장에 투입된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의 저가형 무인전술공격기(자폭 드론)는 300달러(약 44만 원) 수준이다. 드론은 인공지능(AI)까지 탑재하면서 도주 중인 적을 추적해 타격할 정도로 진화했다.
드론 개발은 이제 강대국의 자존심 싸움이 됐다. 세계 시장점유율 1위는 중국 기업인 DJI(지난해 기준 약 70%)이고, 미국 무기회사인 에어로바이론먼트의 점유율은 18%에 불과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6월 미국의 드론 생산 발전을 목적으로 한 '미국의 드론 지배력 강화(Unleashing American Drone Dominance)'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최기일 상지대 교수는 "드론은 본래 값비싼 첨단 무기를 보유하지 못한 약소국의 대안적 무기였으나 새로운 활용 가능성이 입증되며 강대국들이 앞다퉈 드론 개발에 사활을 걸고 있다"고 말했다.
흐려진 인간의 책임 의식... 인류에 고민 남겨
이미지 확대보기지난해 12월 23일 우크라이나 키이우의 한 아파트에서 러시아의 드론 공격으로 부상한 주민이 깨진 창문 밖을 바라보고 있다. 키이우=AP 뉴시스
드론이 보편화되면서 그림자도 짙어졌다. 전쟁 장기화가 대표적이다. 기존에는 극심한 병력 손실을 막기 위해서라도 종전 협상이 이뤄졌지만, 드론은 쉽게 보충이 가능해 전장에서 버틸 수 있는 기간을 늘렸다.
드론의 광범위한 활용은 사상자 증가와도 관련이 깊다. 유엔 우크라이나 인권감시단에 따르면, 지난해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에서 단거리 드론 공격으로 사상자 3,865명이 나왔는데, 2024년 1,754명보다 크게 증가했다. 인권감시단은 러시아군이 저가형 공격 드론 배치를 대거 늘린 점이 사상자 급증과 연관이 있다고 봤다.
양측 군인들이 직접적으로 대면하지 않기에 누군가를 죽이는 것에 대한 윤리 의식도 희미해진다. 전투나 적군을 사살하는 장면을 드론으로 녹화해 '콘텐츠'로 활용하는 행위가 대표적이다.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군이 FPV 드론 폭격에 목숨을 잃는 영상을 공개하곤 한다.
드론이 인간에게 던지는 질문은 자못 철학적이다. 드론을 '전쟁 기계'로 표현한 최재운 교수는 "전쟁이 점점 쉬워지며 생명의 무게도 가볍게 인식되고 있다"며 "AI가 드론을 운용하는 등 새로운 무기 체계가 인류의 실존에 끼칠 수 있는 피해를 숙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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