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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폭 드론’ 전성시대

조회 : 0  2025-10-23 플라이존드론교육원

https://weekly.donga.com/inter/article/all/11/5908714/1

 

‘자폭 드론’ 전성시대

우크라이나, 장거리 자폭 드론 날려 러시아 원전·정유시설 집중 폭격

우크라이나가 개발한 FP-5 ‘플라밍고’ 자폭 드론. 뉴시스

우크라이나가 개발한 FP-5 ‘플라밍고’ 자폭 드론. 뉴시스

10월 7일(현지 시간) 러시아 서부 보로네시주의 노보보로네시 원자력발전소 일대에 공습경보가 울렸다. 러시아-우크라이나 국경에서 약 150㎞ 떨어진 이곳에 우크라이나의 장거리 자폭 드론이 날아든 것이다. 공습경보가 울리고 얼마 뒤 발전소 쪽에서 폭음이 들렸다. 발전소 냉각탑에 큰 구멍이 난 것을 확인한 주민들은 패닉에 빠졌다. 냉각탑은 원자로가 안정적으로 가동되는 데 중요한 시설이기 때문이다. 원전의 냉각 효율 저하로 노심 온도가 급격히 상승할 경우 자칫 멜트다운(노심 용해)이 일어날 수도 있다. 

드론 공격에 러시아 에너지 대란러시아 측은 발전소 경비 부대가 전자전을 감행해 드론의 비행 방향을 바꿨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냉각탑이 드론 공격에 직격당한 것을 보면 러시아의 전자전은 실패한 것으로 판단된다. 게다가 발전소 인근 러시아군 진지에선 지대공미사일이나 대공포도 발사되지 않았다. 거대한 냉각탑에 상당히 큰 구멍이 난 것을 보면 흔히 사용하는 FP-1보다 훨씬 무거운 탄두를 실은 고위력 자폭 드론에 의한 공격이었을 개연성이 크다. 

최근 우크라이나는 드론을 동원한 러시아 종심 타격 작전을 확대하고 있다. 에너지 시설 공격이 급증한 게 특징이다. 유전은 물론, 파이프라인, 정유소, 저유소, 발전소, 변전소 등이 주된 타깃이다. 특히 정유소를 노린 공습이 많은 탓에 러시아는 산유국임에도 에너지 대란을 겪고 있다. 최근 러시아 주요 도시에선 휘발유와 경유가 떨어져 개점휴업 상태인 주유소가 늘었다. 

카네기국제평화재단이 10월에 낸 보고서에 따르면 러시아의 정유 능력은 우크라이나 드론 공격으로 크게 약화됐다. 러시아의 정유 능력은 연간 최대 3억2700만t에 달하지만 최근 우크라이나가 16개 정유시설(연간 1억2300만t)을 집중 공격해 생산 차질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카네기국제평화재단은 러시아 정유 능력이 최대 38% 감소했을 것으로 분석했다. 정제유 공급이 멈추면 자동차와 열차, 항공기, 선박은 물론 공장도 멈추게 된다. 자칫 국가 경제 마비로 이어질 수도 있는 심각한 사안이다.

겨울을 앞두고 이뤄지는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세는 러시아에 치명적 피해를 안길 수 있다. 잘 알려진 것처럼 러시아의 겨울은 매우 춥다. 모스크바는 10월 하순 밤 기온이 영하권으로 떨어지고, 11월부터 2월까지 영하 10~20도 추위가 계속된다. 이런 혹한에 우크라이나의 공습으로 발전소가 제 구실을 못 하면 러시아에선 동사자가 속출할 것이다. 분노한 민심은 푸틴 체제에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 우크라이나는 저가형 자폭 드론으로 러시아를 때림으로써 ‘전략폭격’ 효과를 내고 있는 것이다.



현재 우크라이나가 가장 많이 사용하는 장거리 자폭 드론은 FP-1이라는 모델이다. 우크라이나가 개발한 이 드론은 최대 1600㎞를 날아가 120㎏ 폭탄을 떨어뜨릴 수 있다. 시속 120~150㎞ 정도로 느리지만 덩치가 작은 데다 낮은 고도로 날기 때문에 레이더에 쉽게 탐지되지 않는다. 자체 재밍 대응책까지 갖춰 전자전으로 무력화하기도 어렵다. 5월부터 우크라이나는 FP-1 드론을 하루 평균 100대씩 생산하고 있다. 이 드론의 초기 도입 비용은 대당 5만5000달러(약 7800만 원) 정도였지만 현재는 3만~4만 달러(약 4300만∼5700만 원)까지 낮아졌다. 이 드론과 사거리가 비슷한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은 수출가격이 1발에 400만 달러(약 57억 원), 러시아 Kh-101은 130만 달러(약 18 억5600만 원)에 달한다. 자폭 드론의 가성비가 얼마나 압도적으로 높은지 알 수 있다. 

10월 7일(현지 시간) 러시아 서부 보로네시주에 있는 노보보로네시 원자력발전소 냉각탑이 우크라이나의 자폭 드론 공격으로 파괴됐다. 러시아 로스에네르고아톰 제공

10월 7일(현지 시간) 러시아 서부 보로네시주에 있는 노보보로네시 원자력발전소 냉각탑이 우크라이나의 자폭 드론 공격으로 파괴됐다. 러시아 로스에네르고아톰 제공

우크라이나 “드론 일일 생산량 러시아 추월”저렴하고 제작하기 쉽다는 말은 곧 대량생산에 적합하다는 뜻이다. 우크라이나는 이미 FP-1 드론의 일일 생산량이 러시아의 게란-2 드론을 넘어섰다고 주장한다. 이 말을 뒷받침하듯이 우크라이나는 9월 이후 매일같이 FP-1 드론 수십 대를 러시아 본토와 크림반도를 향해 날리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FP-1 운용 경험을 바탕으로 사거리와 위력이 늘어난 FP-5 ‘플라밍고’도 만들었다. 순항미사일 형태로 개발된 FP-5는 길이 14m, 발사 중량 6t에 달하는 거대 드론이다. 플라밍고는 순항미사일로 불리기도 하지만 정확히는 터보팬 엔진을 장착한 장거리 자폭 드론이다. 소형 훈련기용 터보팬 엔진을 탑재한 이 드론은 덩치와 무게가 한국산 고등훈련기 T-50(길이 10.3m, 무게 2.5t)과 맞먹는다. 토마호크 미사일이 길이 6.2m, 발사 중량 1.3t에 불과한 것을 고려하면 엄청난 덩치다. 플라밍고는 탄두 중량만 해도 토마호크의 2배가 넘는 1.15t으로 막강한 파괴력을 자랑한다. 게다가 비행속도가 최대시속 900㎞에 달해 격추도 어렵다. 

이 무기가 처음 사용된 것은 8월 30일 크림반도에서였다. 우크라이나군이 발사한 드론 3대 중 2대가 명중해 러시아군 막사를 완전히 무너뜨리고 공기부양정 6척을 대파하는 전과를 거뒀다. 우크라이나는 FP-5를 50만 달러(약 7억1600만 원)에 매일 7대씩 찍어내고 있다. 반면 러시아군의 지대공미사일 재고는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러시아의 에너지 인프라는 물론, 군수공장과 주요 군사시설의 피해는 앞으로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공격에 흔히 쓰는 러시아 게란-2 자폭 드론. GETTYIMAGES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공격에 흔히 쓰는 러시아 게란-2 자폭 드론. GETTYIMAGES

미국부터 북한까지 전 세계 자폭 드론 열풍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물론 미국과 유럽, 아시아와 중동에 이르기까지 세계적으로 장거리 자폭 드론 도입 경쟁이 확대되고 있다. 미국은 일명 ‘루카스(LUCAS)’라는 자폭 드론을 만들었다. 크기와 형상 모두 이란 샤히드-136과 판박이인 이 드론은 모듈식 설계를 바탕으로 자폭·정찰·전자전 수행이 가능하다. 샤히드-136이나 게란-2보다 고급 사양으로 만들어졌지만 대당 가격은 10만 달러(약 1억4000만 원)에 불과하다. 유럽은 유럽연합(EU) 산하 유럽방위청(EDA) 주도로 다양한 배회탄약(loitering munition)을 개발 중이다. 유럽에선 자폭 드론이라는 단어의 부정적 어감 탓에 배회탄약이라는 표현을 주로 쓴다. 독일 라인메탈, 프랑스·독일·이탈리아 합작법인 MBDA 등 굴지의 방산기업은 물론, 스타트업까지 가지각색 저가형 배회탄약을 개발하고 있다. 아시아에선 중국과 북한이 가장 앞서가고 있다. 중국은 2010년대부터 퇴역 J-6 전투기를 무인 자폭기로 개조 중이다. 북한은 드론 생산 기술과 설비를 이전받아 러시아산 자폭 드론을 변형한 모델을 생산하고 있다. 

물론 장거리 자폭 드론이 순항미사일을 완전히 대체하기는 어렵다. 순항미사일이 ‘비싼 값’을 하기 때문이다. 순항미사일은 명중 정밀도가 매우 높은 데다, 고성능 유도장치를 탑재하고 있다. 그 덕에 산과 건물을 타고 넘듯이 초저공으로 비행해 방공망 사각지대로 파고들 수 있다. 게다가 고성능·고연비 제트엔진이 적용돼 빠르고 사거리가 길 뿐 아니라, 장거리 자폭 드론은 불가능한 복잡한 회피 기동도 할 수 있다. 대전자전(ECCM) 능력이 부여된 모델도 많아서 일반적인 전자전 장비로는 교란하기도 어렵다. 반면 장거리 자폭 드론은 무인표적기 같은 기성품을 개조하거나 민간 시장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부품을 조합해 만들기 때문에 성능과 내구성이 떨어진다. 그래서 대공 화망에 대단히 취약하고 간단한 전자전 공격에도 추풍낙엽처럼 떨어진다. 악천후에는 고장도 잘 나다 보니 운용상 제약이 많다. 

적잖은 단점에도 장거리 자폭 드론이 각광받는 이유는 역시 가격 경쟁력 때문이다. 앞서 나열한 모든 단점을 상쇄하고도 남는 장점이다. 장거리 자폭 드론은 비슷한 사거리를 지닌 순항미사일과 비교해 10분의 1 가격에 생산할 수 있다. 기술 장벽도 낮아 복잡한 설비가 없는 일반 공장에서 쉽게 제작이 가능하다. 특히 전시에 저렴한 가격으로 대량 조달해 부담 없이 쓸 수 있다는 것은 무기로서 더할 나위 없는 강점이다.   

미국 해군 순양함에서 토마호크 미사일이 발사되고 있다. 최근 유사시 드론으로 적 방공 전력을 무력화한 후 순항미사일 등 정밀타격자산으로 주요 타깃을 파괴하는 전략이 자리 잡고 있다. 뉴시스 

미국 해군 순양함에서 토마호크 미사일이 발사되고 있다. 최근 유사시 드론으로 적 방공 전력을 무력화한 후 순항미사일 등 정밀타격자산으로 주요 타깃을 파괴하는 전략이 자리 잡고 있다. 뉴시스 

先 자폭 드론-後 미사일 공격 전략이에 최근에는 순항미사일 등 고가의 정밀타격자산과 장거리 자폭 드론을 적절히 조합해 쓰는 전략이 자리 잡고 있다. 유사시 본격적으로 미사일을 발사하기 전 대량의 드론으로 상대방 방공망을 마비시키는 것이다. 비싸도 10만 달러 정도인 드론을 잡는 데 쓰이는 지대공·공대공미사일은 저렴해도 40만~50만 달러(약 5억7000만∼7억1000만 원), 비싸면 400만~600만 달러(약 57억∼85억6800만 원)에 달한다. 장거리 자폭 드론의 등장으로 인류 전쟁사에 계속돼온 ‘창과 방패의 싸움’에서 당분간 창이 우위를 점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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